수소 명운 건 두산, 풋옵션 걸고 美하이엑시엄 프리IPO 나섰다

입력 2023-05-11 09:41   수정 2023-05-11 17:45

이 기사는 05월 11일 09: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두산이 미국 수소 연료전지 자회사 하이엑시엄(HyAxiom) 투자 유치에 나섰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대상으로 2억달러(약 2600억원) 조달을 목표하고 있다. ㈜두산은 투자자들에게 하이엑시엄이 5년 내 상장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풋옵션 보장도 내걸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이 미국 100% 자회사인 하이엑시엄 투자 유치에 나섰다. 사실상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다. 별도 주관사 없이 주요 투자 후보에 접촉해 협상에 나서있다. 지난해 골드만삭스 한국지점을 통해 한 차례 태핑을 시도했다가 다시 추진하게 됐다.

KD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KB자산운용, 신영증권 등이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두산은 이 가운데 두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하이엑시엄의 기업가치는 투자 전 기준으로 10억달러(1조3250억원) 수준이다. 국내 FI 유치를 마치면 기업가치는 12억달러(1조6000억원)로 오르게 된다. FI 두 곳이 지분 약 15%를 나눠가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FI들에게 하이엑시엄이 5년 내에 기업공개(IPO)에 성공하지 못하면 내부수익률(IRR)의 연 5%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환하겠다는 풋옵션 조건을 달았다. 사실상 대출에 가까운 투자 유치다.

하이엑시엄은 미국 증시를 노리고 있다. 안정적인 안착을 위해 프리IPO 연장선으로 미국 전략적투자자(SI) 물색도 병행하고 있다. 증시 입성 전까지 SI를 유치해 총 3억5000만달러(약 4600억원) 규모로 프리IPO 라운드를 마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상장 전 몸값으로 1조8000억원 수준을 만들어놓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이 수소 사업에 명운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두산은 2014년 미국 '클리어엣지파워(ClearEdge Power)'를 3240만달러(약 430억원)로 인수해 하이엑시엄을 설립했다. 전신은 '두산퓨얼셀 미국법인'이다. 사실상 두산퓨얼셀과 '한몸'에 가깝다. 매출 대부분이 두산퓨얼셀 캡티브 물량에서 비롯되는 데다 정형락 최고경영자(CEO)가 두산퓨얼셀 대표이사도 겸직 중이다.

두산중공업이 지분 전량을 들고 있는 두산퓨얼셀은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시나리오에 있어서 그 임무가 막중한 계열사다. 2020년 두산중공업 발 유동성 위기로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솔루스 등 알짜 계열사들을 매각할 때에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두산퓨얼셀은 살아남았다. 미래 먹거리로 예상되는 수소 사업에서 희망을 봤기 때문이다. 탈석탄과 탈원전 정책으로 주력 사업 모델을 잃은 두산중공업을 구원할 신사업으로 기대됐다. 하이엑시엄의 성공적인 상장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두산은 크게 로봇(두산로보틱스)과 수소 연료전지(하이엑시엄) 두 축으로 신사업 계열사 상장을 통한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다. ㈜두산이 지분 90.91%를 보유한 두산로보틱스는 연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 하이엑시엄 상장을 위해선 미국 코네티컷주 사우스윈저 본사에 상장 준비 전담 인력들을 파견시켰다.

하이엑시엄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수소 연료전지 증설에 사용하기로 했다. 산업 특성상 증설에 들어가는 자금이 적지 않다. 당장 돈을 벌어들이는 수익 구조는 아니다. 하이엑시엄은 지난해 115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181억원 순손실을 낸 전년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크게 늘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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